차지량_불경기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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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3. 차지량

경기창작센터의 경험을 기록한 글인 ‘벌레 같은 마음의 한계’(링크)를 발표한지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 글은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도록에도 게시하였다. 글을 발표하고 센터 측에게 받은 유일한 피드백은 도록에서 나에게 할당된 페이지 마지막 귀퉁이에 있었다. ‘이 글은 경기창작센터의 의도와 상관없음’ 센터 측의 상관없다 말하는 무감각과 변화 없는 이 공간.

2016년 10월 오랜만에 경기창작센터의 오픈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신규 입주작가들은 넓은 공간을 빠짐없이 채우며 치밀한 준비를 했지만, 기관의 느슨한 준비는 안타까웠다. 관객은 적었다. 작가들은 자신의 스튜디오를 지키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경쟁공모를 통해 새롭게 입주한 의욕적이고 때로는 무기력한 작가들과 경기문화재단의 정신없는 인사체계를 경험하며 익숙해지는 직원들이 퇴실과 새로운 1년을 준비하는 경기창작센터를 방문하여 몇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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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2011년 파주 헤이리 아트벨리에 개관한 대형 미술관이다.

1.결과보고전시 : 경기창작센터는 작가들과 상의 없이 800만원의 대관료를 지불하고 작가프로모션을 목적으로 파주에 있는 갤러리인 ‘화이트블럭’의 대관을 계약했다. 창작센터가 책정한 전시의 전체예산은 1,500만 원이었고, 20명이 넘는 작가의 작가비(artist fee) 책정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창작센터는 먼저 계약을 하고 작가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시참여를 유도했지만, 작가들의 반대에 의해 파주의 화이트블럭에서 진행될 결과보고전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창작센터는 화이트블럭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며(창작센터는 작가들에게 계약의 문제점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급히 창작센터 근무자들과 가까운 기획자에게 연락하여 소수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를 만들었다. 한편 붕 떠버린 입주작가들의 퇴실 전 마지막 전시는 창작센터에서 다수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로 계획되었고, ‘결과보고전시’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지만 오픈하는 시점까지 전시정보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 결과보고전시의 작가비 지급은 없었고 홍보를 위한 인쇄물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외부에서 아무도 모르는 결과보고전시가 지금 경기창작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퇴실을 앞둔 입주작가들은 비어있던 전시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2.기관의 조직성 : 2016년도 경기창작센터의 직원은 여러 번 바뀌었다. 이름뿐이었던 학예팀은 사라졌다.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센터장도 조용히 바뀌었다. 직원들의 퇴사 소식은 하루 이틀 전에 이메일로 전달되곤 했다. 진행하고 있는 업무가 있다고 해도어쩔 수 없었다. 알리지 않고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창작센터에 발령 소식을 하달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발령은 다급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작가들은 시간이 지나 천천히 새로운 직원을 마주하며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조직개편과 담당자의 업무가 나열된 표를 본다. 새로운 조직표에는 지역디자인에 관한 담당자가 늘어나며 레지던시 관련 담당자에 대한 비중은 줄어들었다. 작가들과 지역주민은 그들의 업무방향을 읽지 못한다. http://gcc.ggcf.kr/about-us/organization

3.국제 교류 : 2016년엔 신규 입주작가로 해외 작가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 외국 작가에 맞춰진 프로그램의 부재와 관리할 직원이 없는 것도 문제였지만, 아무런 고민과 대책 없이 해외 작가 부분을 무작정 없앴다. 한편 신설된 프로그램도 있었다. 베를린에 위치한 갤러리에 입주할 작가를 뽑는 경쟁 공모였다. 1명의 작가가 선정되었고, 작가가 받은 예산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300만 원이다. 이 금액은 현지에 가서 갤러리에 고스란히 지불되었다. 그 내용은 국제 교류 공고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한 달이라는 빠듯한 일정 마지막에는 전시까지 치러야 했다.

4.신규 입주작가 공모 : 그럼에도 경기창작센터는 새로운 작가들이 들어올 계획이고 2017년 입주작가 명단이 발표되었다. 음성적으로 창작센터 운영진을 통해 조용하게 갱신되는 장기 입주작가에 대한 여전한 문제가 있는 가운데 신규 입주공모의 과정은느슨하고 불성실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심사위원 명단과 심사평이 부재였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공모는대다수 심사평과 심사위원을 공개한다. 이 일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새롭게 들어올 작가에 대한 집중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퇴실을 앞둔 작가들에게 가장 많이 듣게된 문장은 “지쳤어요.”였다. 또 다른 누군가는 1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이 불경기에 새로운 벌레의 알을 깔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나는 가장 지치고 무기력했을 때 그 벌레를 발견했었다. 혹시나 또 다른 벌레가탄생한다면 이 벌레 비디오들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예술충 화이팅.

1. 국립적이지 못한 작가 / 9min / 2014

주력하던 작업들과 다르게 처음 B-side 작업으로 벌레를 만든 작업이다. 2014년의 여름은 고양레지던시에서 보냈고, 스튜디오에도 세상에도 벌레가 참 많았다. 잔인한 4월을 통과한 국립현대미술관과 정부의 문제가 심각하던 시기였지만 미술관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안전한 장소였다. 그곳에 살게 된 벌레에 대한 이야기 만들었고, 또 다른 벌레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이 영상작업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과 고양레지던시에서 3채널 영상으로 설치되었다.

2. 국립연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을 위한 홍보영상 / 1min / 2014

2015년국공립 레지던시에 거주하는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서로의 레지던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가벼운 농담에서 시작한 웹 작업이 상상의 미술관인 국립연대미술관을 탄생시켰다. 이 작업을 통해 웹에 개입한 관객들이 저마다의 미술관을 만들어내는 과정들이 흥미로웠다. 그때 생겨난 공간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금전 예술공장, 불경기 장작센터, 안전 아트플랫폼, 몰래 예술공장, 성교 예술실험센터.

3. 국립현대미술관 문방위 질의응답 / 3min / 2012

2012년 8월 문방위에서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정형민에게 질의응답을 기록한 영상의 일부분이다.

4. 청년의 관 (프리뷰) / 10min / 2015

2015년 1월 24일 ‘클럽 타’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이름의 기획공연에 섭외되어 발표한 작업의 일부분이다.

5. 국립연대미술관 오픈스터디 : 장작센터의 미래, 허전을 불태우라. (마지막 장면) / 3min / 2015

2015년 2월 6일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를 떠나기 전, 오픈스튜디오에서 발표한 퍼포먼스였다. 다른 기관의 레지던시에 입주한 작가, 웹페이지에 각자 가상의 미술관을 등록한 관객분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해프닝으로 ‘장작센터’라는 계정을 만들어온 한 관객분이 있었는데, 한 독립공간의 계정과 프로그램을 패러디했다. 패러디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내가 지목되며 특정집단에게 비난과 욕설을 들었다. 나는 괜찮았지만, 당시 그 계정을 만든 관객은 공포에 떨었었고, 나는 그 비난을 쏟아내던 어떤 분의 분장을 하고 그 행사를 함께했다.

6. 죽은 지인의 사회 (경기문화재단 게릴라 공연영상) / 25min / 2015

2015년 11월 4일 경기문화재단 1층 공간에 ‘경기아트플랫폼’이라는 문화예술인의 커뮤니티 공간이 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공간의 담당자는 오픈식에 축하공연을 준비했었지만, 당시 이 행사를 축하해야할지 스스로 의문이었다고 했다. 경기문화재단은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재단의 압력으로 직원이 자살을 한 사건도 있었다. 재단대표는 그 자리에 인사말을 하기 위해 참석했다. 나는 그 대표자가 있는 자리에서 사라져가는 사람들, 죽은 듯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7. 깝깝이 (프리뷰) / 4min / 2015

8. 벌레 같은 마음의 한계 (영상) / 10min / 2016


본문과 엮인 글

차지량, <벌레같은 마음의 한계>: http://mylab.nayana.kr/s1/mainissue/13426

차지량, <경기창작센터 결과보고전 문제에 대한 토론회 후기>: http://www.critic-al.org/2017/02/24/debate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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