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균_북한남자 part 2-1

2014.02.15 발행

북한남자 part 2-1

애초 2013년 말에 북한남자 part 2를 작성하였으나업로드를 하는 순간 글이 증발되어버리는 사고(?)를 당해서후속글이 늦어지게 되었다(크리티칼 홈페이지 상에 바로 글을 써내려간 것이 화근이었다.)

글이…증발해버렸다…

part 1이후 2개월도 지난 시점에서 part 2를 다시 쓰게 되었다그동안 북한남자라는 글에서 다루고자했던 내용을 몇몇 신문기사영화비평에서 접하게 되었다중앙일보씨네21 등에서 본아티클이 언급했던혹은 언급하고자 했던 내용을 볼 수 있었다.
북한남자즉 남파공작원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적 소재로서 유효한 원천이 되고 있음을 영화콘텐츠 등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
2013년 초에는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초여름에는 장철수 감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초겨울에는 박홍수 감독의 <동창생>,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원신연 감독의 <용의자>가 각각 개봉하였다한해의 거의 전 분기를 빼놓지 않고 남파공작원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한 것이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베를린>의 경우북한의 최정예 특수요원이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며영화의 배경도 베를린이라는 점에서는 남파공작원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정의를 내리자면북한의 공작원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남한에서 꾸준히 제작개봉되고 있다고할 수 있겠다.

앞서 part 1에서본시리즈의 형식과 남한과 북한의 대치상황이라는 국가적 특수성이 더해진 한국만의 첩보액션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본시리즈의 제이슨 본(맷 데이먼 분역시 미국의 국가적 상황의 그물망 속에 있는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초인적 능력과 기지를 지니고 있는 한 개인이 시스템과 자신을 위기에 빠뜨린 사건인물들에 맞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근원적 줄기를 한국의 국가정치적 상황에 도입하여 풀어낸 것이 한국형 첩보액션 영화다.

제이슨 본이 국제적 테러리스트, CIA, FBI, 그리고 각국의 특수부대첩보요원들과 맞닥뜨린다면한국영화 속 주인공들은 남한측 특수부대요원남한군부대국정원요원동료공작원 등과 맞닥뜨린다.
특이할 점은 남한에서 제작된 첩보액션 영화 중근래에 제작된 영화의 상당수는남한측의 공작요원이 아닌북한측의 공작요원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제이슨 본처럼 자국에서 양성한 장교 혹은 첩보요원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 같은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아닌사실상 다른 나라의 장교 혹은 첩보요원이 남한 (혹은 베를린 같은 외국의 어딘가)에 침투하고그 속에서 상황을 헤쳐나간다.
앞서 열거한 영화들 모두 남한 측 공작원이 주인공이 아니다남한 측 공작원이 북한에 침투하여 겪는 사건과 갈등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북한 측 공작원이 남한에 침투하여 겪게 되는 사건과 갈등을 다룬 영화인 것이다. 90년대말, 2000년대초까지만 하더라도 남한측 요원이 주인공으로서 서사를 이끌어가고,사건의 중심에 있는 영화들이 제작되었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정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영화를 연출하고그 영화를 완성하는 일거의 모든 스텝과 배급시스템이 모두 남한에 한정된 상태에서 북한의 요원을 주인공으로한 서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 특이할만 하다.

남한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필자가 초등학생일 때만해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친숙하게 듣고부르곤 했다그러나 지금은 어떤가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다지만남한의 국민들의 소원이 정작 통일인가그리고 남한의 국민들에게도 통일이 대박인가? (대형건설사들에게는 통일이 대박일지도 모르겠다.)
남한의 국민들이 원하는건수능의 대박’, 사업의 대박’, 부동산의 대박’, 로또의 대박이 아니던가?
분단이후 남한에선 대통령이북한에선 후계자가 바뀌어 오는 동안 남한과 북한의 문화적정치적사회적 외연은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적어도 외연만 보기에는 충분히 그렇다.)
우리 주변만 보더라도지금 북한의 실상이나 현실에 관심을 갖고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가 몇이나 있는가?
북한보다는뉴욕프랑스영국 그 외 유럽의 청초한(?) 몇몇 국가나 휴양지여행지쇼핑지로 적합한 나라들에더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가북한의 평양주민들의 옷입는 스타일이나북한에서 유행하는 브랜드나북한 여성들이 바르는 화장품이나북한 최고의 배우가 신는 플랫슈즈에 관심있는 사람이 있는가김정은의 패션을 남성잡지 레옹의 고정모델 지롤라모 판체타의 옷매무새만큼이나 유심히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는가?
각종 케이블채널만 보아도한국 대중들의 관심은 북한에 있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되려 북한이라는 국가에 대한 혐오나 피로감은 있다연평도에 가한 폭격이나 언론에 보도되는 과격한 언동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형적인 권력구조와 주민통제 등
남한의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이러한 모습은 대개는 북한이라는 국가에 대한 기피심리를 강화시키고이에 따른 피로감을 높인다그런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것들을 신문의 정치면이나 뉴스보도로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그리고 북한에 대한 관심도 신문의 정치면이나 뉴스보도를 들여다보는 딱 그 정도혹은 그 이하가 아닐까 추정한다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관심을 보다 특정적 의미로 조망하자면우리가 생활 속에서 어떤 것을 인식하고 접하며흥미를 가져 가까이 하고자하는 일상적 관심을 이른다.
이 용어를 빌어 말하자면현재 북한은 남한의 대중들에게 있어 일상적 관심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보기만해도…피곤하다…

 주변에 북한에서 온 이들과 얘기를 나누어본 사람이 있는가필자 본인을 포함하여 필자의 지인들 또한 거의 없다북한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데다북한에서 살다가 온 사람을 만날 일도 흔치 않다이렇듯 북한을 접하는 면면은 대개는 협소하거나미미하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우리는 북한남자를 이미 수차례 만났다. 700만명, 600만명, 500만명도합 1500만명 가량의 관객들이 북한남자를 만났다북한의 평범한 주민조차 만나기 힘든데 심지어 평생혹은 대대손손 만나보지도 못할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을 만났다.

북한에 대한 대중적문화적 관심이 크지 않은 남한에서 북한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콘텐츠가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것은 이례적이다물론 여기에 실제 북한 주민북한 공작원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남한남자들이 북한남자를 연기한다그리고 관객들은 그들에게 이입하고그들이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몰입하며재미를 느끼고기꺼이 돈과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그들은 전설이 되기도 하고, ‘용의자가 되기도 한다그러나 영화를 본 사람들 중 상당수는 북한에 대해 큰 관심이 없거니와북한주민들과 대화를 나눠본 일도 없을 것이다그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북한에 관심을 가져 북한의 문화나 패션에 심취하거나북한의 체제와 사회구조를 연구하며 대안을 모색하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영화를 보고 나서 장래희망이 최정예특수부대요원이 되는 청소년도 드물 것이다최근들어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 남파공작원 소재의 영화들이 대개는 오락성을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인 점도 있을 것이다북한사회의 실상이나 현실주민이나 공작원들이 겪게되는 심각한 좌절이나 갈등에 대해 다큐멘터리처럼 다루지는 않는다되려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 내에서 서사를 이끄는 맥거핀의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이 크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이들은 점점 미형의 남성이 되어가고 있다. 1998년엔 최민식(강제규 감독의 <쉬리>), 1999년엔 유오성(장진 감독의 <간첩 리철진>)이었던 남파공작원이 이젠 강동원하정우류승범김수현박기웅이현우공유가 되었다최민식과 유오성도 선굵은 인상의 미남형이라 할 수 있지만 근래들어 남파공작원이 된 배우들은 미남형을 넘어 미청년미소년형이다

남파공작원이 무려…강동원이다…

 <베를린>의 경우 하정우는 논외로 하여 이들의 선굵은 남성미를 전승한다고 하더라도류승범은 비니와 블루종을 근사하게 매치하고최후의 결투에선 어느 성에 기거하고 있는 귀족이나 쓸법한 (영화 내에서의 신분이 귀족이 준하긴 한다클래식하고 엔틱한소장욕구를 자극시키는 은빛의 권총을 휘두르는,간지와 센스가 넘쳐흐르는 요원으로 나온다그에 반해 남한 측 국정원 요원이나 간부들은 여느 기업의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직장과 현실의 고단함이 넘쳐흐르는 모습으로 나온다.

1998년의 <쉬리>에선 최민식도 멋있었고 한석규도 멋있었고 송강호도 멋있었다그리고 이들이 대등하게 맞붙었고 결국 남파공작원의 테러를 남한측 요원이 저지하는데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2013년에는 사정이 다르다남파공작원은 낭만적이고 효심가족애가 지극하며 식스팩 복근을 지녔으며미청년이기까지 한데남한의 국정원 요원혹은 군인들은 직장상사에게 치이고출세가도가 꼬여서 좌천되었으며인생이 고단하고 피로하다남파공작원들의 활약을 당해내질 못하거나그 속에서 모진 수난을 당한다심지어 남파공작원들만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니다이들은 자신의 상사동료그리고 주변의 온갖 것들로부터 모욕수난을 당한다

여기저기서 부단히도 고단하게 한다…

 <베를린>의 북한요원 표종성(하정우 분)은 납치당한 아내 련정희(전지현 분)와 뱃속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한참이나 불리한 형국에도 목숨을 걸고 행동을 감행하려 하며, (자신이 전향하지 않는이상절대 공존할 수 없는 남한요원 정진수(한석규 분)에게도 자신을 굽히고 도움을 요청한다그러면서 아내와 아이의 존재를 언급하며 인정에 호소한다그러나 정진수는 주저없이 이렇게 말한다. ‘내 아이 아니잖아.’ 순간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표종성의 표정남한남자들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