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림_김동균과의 대담: 베르세르크와 간츠 그리고 데빌맨

베르세르크와 간츠 그리고 데빌맨

대담일시: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오후 4시 30분?
대담장소: 경기도 신갈 김동균의 작업실

태림: 베르세르크는 주제가 “그리피스와 가츠의 대결구도로 가다가 결국 가츠가 이길 것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잖아. 그러면 가츠가 그리피스를 이기면 해피엔딩이 되는 것인가? 나는 <베르세르크>가 해피엔딩이 안 될 것 같거든 그런 암시가 많고. 왜냐하면 이번에 <베르세르크>를 다시 처음부터 봤는데, 이야기 중에 ‘로스트칠드런’의 장이 있어. 거기에 나오는 대사 중에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라는 말이 나오거든. 가츠가 케스커를 데리고 복수를 위한여행을 떠나잖아. 목적지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생각 되는 요정의 마을이고. 요정의 마을이 최후의 희망인 것이지. 하지만 그 곳에 도착했을 때 가츠 일행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야.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복선들도 많고.
동균: 그럴 수도 있지. <간츠>의 경우는 세상의 현실을 노골적으로 보여줘. 예를 들면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누가 죽어가고 있어도 안 도와줘. 이라크 전쟁 때 미군이 이라크 포로들을 학대하고, 학살하고 그랬잖아. <간츠>에서도 외계에서 발달된 문명을 지닌 군사집단들이 지구로 침략해 오는데, 키가 인간의 한 다섯 배 정도야. 기술도 월등히 발달했고. 그런데 그들이 인육을 먹어. 우리가 다른 국가를 침공했는데, 침공한 나라의 농장에 동물이 있으면 동물을 먹잖아. 외계인들에게도 인간이 전리품이고 식량인 거야. 어쨌든 <간츠>에서도 인간이 외계인에게 먹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인간의 내장을 멸치 똥 도려 내듯이 한다니까? 우리가 멸치 국물을 낼 때 멸치 똥을 빼고 먹잖아. 그것처럼 인간 내장을 빼고 스프에 찍어 먹는 것을 보여줘. 그러니까 인간이 전쟁으로 만드는 참상을 외계인에 대입해서 그대로 여과 없이 하드보일드 하게 보여주는 것이지.
태림: 외계인들이 인간의 거울 같은 것이네.

동균: 그런데 이런 내용은 코믹스에서 잘 언급이 안 되는 내용이잖아. <간츠>에서는 인간을 통조림으로 만들려고 인간들을 정육점 고기처럼 수도 없이 매달아서 피를 빼고 있는 모습들도 나오거든. 그런 하드보일드한 상황을 통해서 휴머니티를 희석 시켜버리는 것이지. 그런데 거기서 역설적인 휴머니티가 있어. <간츠>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한 행성의 자원을 다 소비하면 다른 행성으로 가는데, 이제 지구가 목표행성이 된 거야. 그래서 지구에 내려와서 초토화 시키고 인간들을 다 포로로 끌고가. 그리고 <간츠> 요원들이 포로들을 구하러 외계인 비공정으로 들어가서 제법 선전을 해, 간츠 전투복이랑 무기 때문에. 그런데 월등히 강한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다 보니까. 간츠 요원들을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켜서 이계의 외계인과 싸우게 한다. 그런데 이놈들도 굉장히 강한 거야. 간츠 요원들과 이계의 외계인들이 싸우는 것을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이 방송으로 중계하면서 낄낄거려. 그렇게 인간성이 희석되는 상황 속에서 간츠 요원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잖아. 그 때 주인공이 이계의 외계인들의 약점을 찾아서 목을 딱 베어버려. 이계의 외계인과 싸우는 요원들 뒤에 “우리는 다 죽을 거야.” 라고 말하면서 절망하고 있는 아저씨 요원이 있었어. 그런데 주인공이 딱 외계인의 약점을 찾아내니까. 그 아저씨가 주인공에게 “오, 신이여.”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지. 그 때 딱 소름이 쫙 돋는 것이 있어. 뭔가 인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역설적으로 희망을 보여 주는 것이지. <간츠>가 그런 역설적인 휴머니티를 보여준다면, <베르세르크>에 등장하는 가츠 자체는 반 영웅 이지만 굉장히 인간적으로 그려지잖아. <간츠>같이 인간을 시니컬하게 그리는 것 같지는 않아. 가츠에게 요정이 계속 붙어 다니잖아. 뭔가 인간적인 요정이… 그리고 휴머니티를 다루는 방식에서 <간츠>는 시니컬하게 접근하고 적나라하게 까발려서 그 속에서 낙관이나 희망을 주는 반면에 <베르세르크>는 문학적이라고 해야 하나? 온갖 고초를 다 겪는데 그 속에서 인간이 성장 하는 것이 보이는 거야. 그러면서 신화적으로 보이고. 그런 예로 사람들이 가츠에게 감화 된다는 설정을 통해서 알 수 있어. 도적 꼬마나, 마녀사냥 하던 성철쇄기사단 단장…
작가는 가츠가 희망을 지니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감화되게 설정을 해서 성장구도로 가더라고. <간츠>는 휴머니티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잡은 것 같아. 그리고 그 속에서 역설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을 잡으려고 한 것 같아. 그런데 <베르세르크>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상당히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긍정적인 본성을 보려고 한다고 해야 하나?

태림: <간츠>같은 경우는 형 말대로 인간을 적나라하게 까발려서 휴머니티를 이야기 하고, <베르세르크> 같은 경우는 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면에서 따듯한 휴머니티를 많이 보는 것이지?

동균: <베르세르크>는 인간을 보는 시각이 따듯해. 왜냐하면 <베르세르크>는 신적 세계관을 대입해서 그런 것 같아. 그 장면 있잖아 모즈구스 나올 때, 창녀 집단에 있는 리더가 굉장히 인간적으로 성숙한 사람이잖아. 그 여자가 하는 말이 “신은 인간에게 아무리 고초를 겪게 해도 인간에게 어떻게 해볼 여지는 주신다.”고 말하잖아. 이 말이 <베르세르크>에 있는 휴머니티의 배경인 것 같아. 신을 대입시키고 구원의 길을 열어 놓는 것이지. 그리고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간츠>였으면 그 창녀리더가 아무리 인간적으로 성숙한 캐릭터라도 죽였을 가능성이 높아. <간츠>에서는 외계인이 너무 강하면 중요한 캐릭터도 죽어버리거든. 그런데 <베르세르크>는 적이 아무리 강해도 살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심지어 가츠는 악령을 부르는 낙인이 있잖아. 그런데 30권이 넘어가면서 꼬마마녀가 나오고, 그러면서 낙인의 힘을 조금 봉인도 할 수 있게 되고. 잠도 어느 정도 잘 수 있게 되고. 캐스커의 보호자들도 생기잖아.

태림: <베르세르크>는 결국 신이라는 존재를 상정하고 있는 것 같아 세계관이 세 가지로 나눠지잖아. 현실계가 있고, 중간계가 있고, 유계가 있고. 유계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당이나 지옥이 될 수가 있고. 현실계는 우리가 평범하게 사는 세상이고. 중간계는 요정 같은 것들이 사는 세계이고. 현실계와 유계는 갈라져 있는 상태였다가 나중에 그리피스가 법칙을 깨고 현실계로 오면서 현실계랑 유계가 겹쳐지잖아. 그러면서 드래곤이 나오고, 트롤이 나오고, 오우거가 나오고. 쿠샨제국의 왕이 이 법칙을 또 깨고. 그리피스랑 쿠샨왕이 법칙을 연이어 깨면서 하이 판타지가된 것이지. 그런데 베헤리트라는 물건이 결국은 분할 된 현실계와 유계를 이어주는 열쇠이고. 이 열쇠를 신이 현실계에 던져 놓은 것이라고 설정에 나온다고. 결국 베헤리트는 신이 많든 물건이란 말이지. 그렇다면 신이 인간들에게 시련을 주면서도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했잖아. 처음부터 현실계와 유계가 합쳐지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되는데, 신이 인간들에게 베헤리트라는 갈등 요소를 현계에 왜 부여 하냐고. 물론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 하려고 베헤리트가 나온 것이긴 하지만.

동균: 일단 베헤리트가 없었으면, 베르세르크 이야기가 성립이 안 되고. 그리피스가 사도가 되었기 때문에 가츠가 그렇게 모험을 하는 것이잖아 캐스커의 저주도 풀어야 하고.

태림: 신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해? 베르세르크에서

동균: 희랍비극에서는 어떤 갈증과 갈증이 켜켜이 겹쳐졌을 때 신이 등장을 해서 그것을 다 순리대로 조절해주는 장치가 있어. 그러니까 나는 돈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고, 어떤 이는 사람을 죽여서 걱정하고 있는데 갑자기 신이 나타나서 “너에게는 돈을 주겠다.”, “너는 죽은 사람을 살려주겠다.” 이런다고. 거기서의 신의 역할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적극적인 역할이잖아. 그런데 <베르세르크>에서의 신의 역할은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 맥거핀 장치라는 것이 있어, 베헤리트 자체가 거대한 맥거핀이었고. 영화에서 많이 언급되는 용어인데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면 보물을 찾기 위해서 해르슨포드가 항상 여행을 하잖아. 그런데 보물은 항상 맨 끝에 발견 된단 말이야. 그렇다고 보물로 뭘 딱히 하지도 않아. 그런데 그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다른 놈들과 얽히고 그래서 주인공이 개고생을 한다고. 이렇게 모티브가 되고 이야기를 만드는 장치를 맥거핀이라고 하는데 <인디아나 존스>는 그 보물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 아니고 보물이 있으니까 보물을 찾으러 가야 해서 재미있는 것이니까. 이것을 맥거핀 장치라고 하거든. 어떤 전개를 유발하는 도구 같은 것? 베헤리트나 신이 그런 역할인 것 같아. 거대하고 보이지 않지만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만들게 하는 존재? 휴머니티를 위한 구실이지. 신을 위해 휴머니티를 말하는 구조는 아닌 것 같아. <베르세르크>가 지금 세계관을 확장시켰잖아. 그리피스가 마계의 사도 고즈핸드 중에 한 명이었잖아. 아까 말 했듯이 고즈핸드가 신의 대리인이잖아 그런데 이놈들이 마계의 대표 사도들이잖아. 그런데 현재 천계에 대해서는 언급 되지 않았다는 거지.

태림: 천계… 천계가 나올까?

동균: 나와도 무방하지 지금 용까지 나왔는데.. 지금 뭐가 나와도 무방한 상황에서 그 다섯 사도는 수많은 사도와 신들 중에 아주 극히 일부일 가능성이 높지. 미우라 켄타로가 그 장치를 활용하면 그리피스 뒤에는 네 명의 사도가 있는 거잖아 그리고 약한 사도들.. 그런데 이 장치를 활용하면 천계의 뭐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 그래서 천계의 사람들이 가츠를 도와줘서 신들의 전쟁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지.

태림: 와, 그렇게 까지 판이 커져?

동균: 그렇게 확대 되면 ‘하르마겟돈’이 되는 것이지. 적그리스도랑 진짜 그리스도랑 싸우는 거잖아. 성경에도 언급되는 내용이고. 모즈구스 나오는 장면에서 모즈구스가 자폭하려고 하니까 가츠가 모즈구스에게 “죽는 것은 너 혼자 하라고 신이랑 만나거든 전하라고 제발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이렇게 신 이야기가 가끔 씩 나온단 말이야. 잘하면 가츠가 신이 되가는 과정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왜냐하면 가츠의 출생의 비밀도 안 밝혀졌어. 현재는 가츠가 목 매달은 여자에게서 떨어진 아이라는 설정이잖아. 그런데 그 여자가 전에 뭐하던 사람인지 전혀 모르지.

태림: 성모마리아가 될 수도 있다?(웃음)

동균: 생각해보면, 지금 가츠의 어머니에 대한 배경은 목 매달은 여자라는 것밖에 없고. 용병이 키웠다는 것 밖에 없잖아. 그런데 그리피스는 성장배경이 나오잖아. 천민 출신이고 그런데 가츠는 아버지도 안 나오고 아무것도 안 나온다니까. 지금 가츠의 출생의 비밀에 따라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

태림: 그런데 나는 고즈핸드 5명이 천사이자 악마라고 생각했거든. 천사와 악마가 굳이 선과 악처럼 나눌 필요가 없다면 사실 고즈핸드가 천사일 수도 있고 악마일 수도 있고, 그렇다면 굳이 천사가 나올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을 했어. 그리고 거기 나오는 일반 사도들 그 놈들도 원래는 인간이잖아, 고즈핸드들도 원래 인간이었고. 그러다가 자기 욕망을 실현시키지 못한 좌절감 때문에 베헤리트를 만나서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고 욕망을 실현하는 사도가 되는 거잖아. 달팽이 사도도 그렇게 나오고. 그 불사신 조드도 결국 사도잖아. 사실 자신에게 가장 소중 한 것을 바쳐서 사도가 되었으면 그 욕망을 이뤄야 하는데 사실 조드 같은 경우는 지상최강의 전사가 되고 싶었던 거잖아? 그런데 조드 보다 강한 해골기사가 나오잖아. 라이벌이자 더 강할 수도 있는. 달팽이 백작 사도도 사도가 되어서 가츠와 싸우다가 죽기 직전이 되니까 베헤리트로 고즈핸드를 불러내잖아. 그래서 사도로써 다시 부활하는 대신에 딸을 바치라고 했는데, 결국 딸을 바치지 못하고 죽어버리잖아. 결국 사도가 되었으면 악되어야 하는데, 사도가 되어서도 완벽한 악도 못 되는 것이지. 그래서 사도들아 완전 악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아. 그렇다고 천사라고 할 수도 없고. 결국 <베르세르크>의 사도란 인간들의 욕망과 휴머니티가 뒤섞인 그런 모습이려나? 그리고 사도들이 인간이던 시절에 추구했던 욕망을 실현 하는 캐릭터들이 없어. 가츠에게 죽기도 하고 조드도 최강의 전사는 되지 못했고. 그래서 나는 <베르세르크>가 선과 악 대립으로 나눠지지 않겠다고 생각도 해봤어.

동균: 그럴 수도 있지. 그러니까 선으로의 천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장치로서 나올 수는 있어. 베히리트가 마계를 열어주는 장치잖아?     그런데 천계를 열어주는 장치는 없단 말이야? 그러면서 얼마든지 확장 될 수 있는 이야기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 같아.

태림: 내가 <디아블로3> 게임을 사서 밤마다 조금씩 하는데, 거기에도 악마들이 나오고,천사들이 나오고, 인간들이 나와. 그런데 악마들이 일단     악이고 천사들은 선이잖아. 그런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은 내용 중에 천사들이 인간의 생존을 걸고 투표를 했다는 내용이 나와. 그 중에 티리엘이라는 혼자 반대 투표를 한 것이지. 그래서 인간들이 멸종 되지 않았다는 내용이고. 이것만 봐도 악마와 천사의 경계가 모호해 지는 것이지. 선이라고 생각하는 천사라는 존재가 인간을 전멸을 시키겠다고 투표를 했다는 내용이 나오니까.

동균: 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끼는 것은 100%선인 것도 100% 악인 것도 없다는 거지.

태림: 보통 소년만화들 있잖아. <전설의 용사 다간> 같은. 어린 주인공들이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다가 로봇들과의 교감을 하면서 점점 강해지고, 점점 강한 상대를 만나고 결국 마왕을 물리치잖아. 선과 악이 분명하게 구분이 되고. 우리는 보통 그런 것들을 보면서 자란단 말이야.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도 그런 것을 구조를 볼 수 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싱글플레이도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적대세력과 싸우잖아. 이런 식의 이분법적인 것들이 우리 주위에 굉장히 많고 그런 것을 보면서 우리가 자라 왔는데, <베르세르크>가 되었든 <간츠>가 되었든, 우리가 평소에 접한 이분법적 구조를 깨주는 지점이 좋았던 것 같아.

동균: <베르세르크>나 <간츠>같은 만화를 보면 완벽한 이분법이 없음을 계속 반증 하잖아. 그 지점에서 계속 성찰하게 만드는데, 우리 사회 같은 경우는 국회의원들도 이놈은 좌파고 나는 우파니 나 뽑아야 전쟁 안 난다. 그런 논리로 서로 대립하고 정작 중요한 문제는 소홀히 하고, 한국이 제일 심한 것이 자기들이 최고 선으로 주장을 하는 것이잖아. 자기네 편이 아닌 쪽은 계속 약점을 들춰내면서 진흙탕 싸움을 하고,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만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베르세르크>같은 경우는 선과 악을 완전 뒤엎어 버렸잖아. 처음에는 가츠가 그리피스와 동지일 때는 어느 정도 선의 룰이라는 것이 지켜졌던 말이야. 가츠와 그리피스가 선이었잖아? 최고의 기사라는 명예를 이루기 위해서 그리피스는 용병으로써 동료들을 모아서 전쟁을 계속하고. 여기까지는 그간 보통의 소년만화들이 보여줬던 공식과 비슷하단 말이야. 기질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고, 미소년이고, 잘생겼고. 그가 동료들을 모아서 악을 물리친다. 이게 일본 판타지 만화의 기본적인 룰이잖아. <타이의 대모험>도 그렇고 <드레곤 볼>도 그렇고. 문제가 해결될수록 동료는 많아지고 아주 좋은 해결점에 다다르고 끝나고 그러잖아. 그런데 <베르세르크>도 그리피스가 사도가 되기 위해서 동료들을 제물로 바치기 전까지는 그 룰이 지켜졌잖아. 그런데 이게 전복되기 시작해서 30권에 와서는 가츠는 대대적인 악으로 알려졌잖아. 검은 기사라고 쫓기고.. 그 만화 세계에서는 가츠가 악이잖아. 그런데 그리피스는 환생해서 대 군대를 꾸리는데 옷이 다 백색이잖아. 전통적으로 착한 자를 상징하는 백색. 그리피스가 착함을 가장한 사람으로 등장한단 말이야. 그리피스의 배경을 아는 사람은 어떻게 그리피스가 그러고 있는지 알잖아. 가츠가 이러잖아 “너는 내가 이러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마계가 열리고 그리피스가 나왔을 때 가츠가 그리피스에게 달려들면서 “내가 여기서 이지랄 떨면서 있으니까 너는 그러고 있을 수 있는 거야!” 이러면서 절규하잖아. 가츠는 모든 것을 전부 알고 있잖아. 세계의 구원자라는 그리피스라는 사람이 어떻게 해서 지금에 왔는지.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그리피스가 절대 선이란 말이야. 쿠샨으로부터 사람들을 다 지켜줬잖아. 그런데 그리피스는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이 있단 말이지. 진홍색 베헤리트를 통해서 그리피스가 동료를 안 바쳤으면 식물인간으로 살았겠지만, 그리피스는 동료들을 바친단 말이야. 아주 치명적인 어두운 결함을 가지고 마계로 환생 했다가 현실계로 한 번 더 환생하잖아. 그리피스가 원래는 선(善)이 어서 정(正)이었는데, 사도가 되면서 반(反)이 되어서 악(惡)이 되었잖아. 그런데 현실계의 구세주로 돌아온 그리피스를 합(合)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태림: 변증법 구조로 볼 수 있을까.

동균: 난 변증법 논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선(善)이라는 틀이 있을 때 그리피스는 테제 에서 안티테제로 넘어갔단 말이야. 그런데 그리피스가안티테제를 포함한 채로 돌아왔단 말이지. 그렇게 봤을 때 그리피스는 완전한 선(善)이 아니잖아 그런데 그 만화 안에서는 완전한 선(善)으로 알고 있단 말이지. 환생해서 사람들에게 착한 일을 했고 쿠샨의 참략으로 부터 미들랜드인들을 살려줬기 때문에. 그래서 <베르세르크>에서는 선(善)과 악(惡)의 개념이 굉장히 모호해 지는 것이지. 그리고 더 역설적인 것이 그리피스에게 붙은 애들이 보통 만화 같으면 착한 애들 편에 서야 했을  애들이라는 것이지. 마녀나 젊은 기사들도 그렇고 그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잖아.

태림: 조드를 빼고는.

동균: 아냐 근데 조드도 계속 그려지는 면면을 보면 악인으로 나오지는 않잖아.

태림: 맞어. 조드는 그냥 순수한 전사로 나오지.

동균: 마녀 꼬맹이도 조드를 안 무서워하잖아. 조드도 마녀 꼬맹이를 간섭 안 한단 말이야. 수많은 복합적인 악과 선의 알레고리를 가진 그리피스   가 갑옷은 백색이고 그리피스를 따르는 부하들은 뒤가 구린 애들이 모이는 것이 아니고 순수하고 맑은 애들만 온단 말이야. 그런데 또 하필이면     그리피스를 따르는 애들이 가츠랑 나중에 싸워야 하는 존재들이란 말이지. 그런데 그리피스 부하들이 다 악한 애들이라서 무조건 다 죽어야 하     는 애들도 아니야. 하필이면 그렇다고 가츠가 당해서도 안 되잖아? 가츠 동료들도 착하잖아. 가츠 동료들이 또 다 착하기만 하냐면 그렇지도 않     잖아? 마녀 사냥했던 여자도 있고, 꼬맹이 도둑도 있고.. 그런데 웃긴 것은 가츠 머리가 점점 하얀 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지.

태림: 광전사의 갑주를 입고 나서는 그렇게 되더라?

동균: 색으로 베르세르크를 보자면 하얀색은 선이었고 검은색은 악이었어. 그래서 그리피스는 선을 빙자하기 위해서 하얀 매를 상징으로 쓴단 말이야. 가츠는 근데 항상 밤의 인간이잖아. 그리고 피가 하도 묻으니까 갑옷부터 망토까지 다 검은색으로 하고 다니잖아. 심지어 검도 날만 빼고 검은색이야 그런데 이렇게 검은색과 가장 친한 가츠가 머리가 흰색으로 변하고 있단 말이야. 가츠에게 선이 내재되기 시작했어. 그게 재미있는 것 같아.

태림: 그것도 좀 복선인 것 같아.

동균: 그게 머리가 다 변하는 순간 가츠가 신이 되든지 혹은 순교자가 되든지 둘 중에 하나가 될 것 같아.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해서   십자가형을 당한 것 아냐. <베르세르크>에서도 가츠가 일종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있다고 보거든? 사자들하고 싸우고 인과율과 싸우잖아. 그리     고 다섯 고즈핸드들도 인과율을 집행하는 자라고 소개하기도 하고. 일종의 인간의 짊을 가츠가 짊어지고 있는 것이지.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이, 가츠에게 감화 되어서 따르는 가츠 동료들을 보면 가츠가 역설적인 구세주가 되어가는 것 같아. 정말 그리스도 신화처럼 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럼 굉장한 것이지? 가츠를 예수화 시킬 수도 있고. 그리피스는 적그리스도지 그런데 신적인 권능을 가지고 있는 가짜 그리스도. 그래서 진정한 그리스도가 나타나서 하르마겟돈이 발생하는데 이제 그 시나리오로 가는 것  같아. 그리피스가 왕국이 있고 군대가 있잖아. 여기서 하르마겟돈이 성립이 되려면 참그리스도에게 군대가 있어야 하잖아. 이제 그 군대를 구하러 가는 것 같은데 혹시 나가이 고의 <데빌맨>이란 만화 알어? <마징가Z> 그린 사람.

태림: 알지.

동균: <데빌맨>에서도 하르마겟돈이 나와 <데빌맨>이랑 <베르세르크>랑 네러티브를 공유하고 있어. 나도 처음부터 끝까지 안 봤는데. <데빌맨> 내용이 주인공인에게 악마가 찾아와서 주인공을 악마가 되게 만들어 주고 지구를 침공하는 악마들을 죽이는 내용이야. 그러니까 악마가 악마를 죽이는 존재가 된 것이지. 안티히어로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악마를 죽이는 악마를 그린 거야. 가츠랑 비슷하잖아? 주인공을 악마로 만든 것이 대 악마인 사탄이고. 대천사 사탄, 사탄이 천사였는데 하느님을 배신해서.. 가장 강한 악마가 된 것이 사탄 인데. 주인공을 악마로 만들어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라고 한 사람이 사탄인 것이지. 그런데 나중에 데빌맨이 사탄을 배반해. 그 이유는 악마의 세계가 범람을  해서 사람들이 다 미쳐버려. 그때 사람들이 마녀사냥을 하고 다녀서 여주인공이 마녀로 지목 되고 여주인공이 죽어, 그것도 목이 잘린 다음 창 꼬챙이에 꼿아서. 그것을 주인공이 보고 미쳐서 폭주를 하거든. <베르세르크>의 캐스커가 그리피스에게 강간 당하는 것과, 데빌맨 여주인공이 참수를 당하는 내러티브가 비슷하지 않아? 그래서 결국 데빌맨이 사탄 군대랑 하르마겟돈을 하고, 결말에서는 데빌맨이 죽는 것으로 알고 있어.  사탄이 되게 그리피스랑 비슷해 그리피스가 동성애 기질이 있는 것 알아?

태림: 약간 나오지?

동균: 그리피스가 가츠를 좋아 했단 말이야. 그리피스가 결정적으로 무너진 것이 가츠 때문이잖아. 가츠가 갑자기 자기를 떠나는 바람에 충동적으 로 샬롯트 공주를 범하게 되고. 그래서 감금형을 받고 고문을 당하잖아. 그런데 가츠가 떠나려고 할 때 동료들이 말리면서 뭐라고 말하냐면 “그리피스는 너를….” 그 장면이 있어. 다 아는 것이지 그리피스가 가츠를 사랑하는 것을. 그런데도 가츠는 그리피스를 떠난 것이지. 그리고 그리피스는 무너지고.그래서 나중에 그리피스가 사도가 되어서 캐스커를 범하잖아. 가츠가 사랑했던 캐스커를. 그런데 데빌맨에서도 사탄이 동성애를 포함하고 있어. 아마 사탄이 여자가슴이 달려있나 그랬을 거야. 데빌맨이 사탄을 배신하는데도 사탄은 데빌맨을 사랑해. 그래서 서로 싸우다가 데빌맨이 사지가 다 잘려서 쓰러져있으니까 사탄이 뒤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보듯이 데빌맨을 바라보거든. 그런 복합적인 구조가 데빌맨이랑 굉장히 비슷해. 그런데 이 비슷한 구조를 미우라 켄타로가 그대로 가지고 왔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르마겟돈이란 말이야.

태림: 하르마겟돈이 뭐야?

동균: 신들의 전쟁이지 엄청난 혼돈을 만드는 전쟁.가츠랑 그리피스랑 싸우면 아제 하르마겟돈이 되는 것이지. 그러니까 이제 완전 하이 판타지까 지 가능하고. 가츠도 이제 군대를 가질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이지. 일반 인간을 용병으로 해서는 그리피스를 이길 수가 없잖아. 그런데 이제 유계가 봉인이 해제가 되어서 용도 나오고 그리고 분명히 유계를 시르케라는 마녀가 있으면 분명히 또 다른 유계의 마물을 다루는 존재들이 나올 것이라고. 용기사가 나올 수도 있고. 그러니 이제 가츠가 군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전개가 되겠지. 이게 정말 프롤로그면 하르마겟돈 까지 가는 것도 30몇 권 나올 것 아니야? 그리고 동양인들이 0으로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잖아. 100권에서 끝낼 생각을 하고 있다면 70권 까지는 가츠의 군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이고 그리피스는 번성하는 과정만 나올 거야. 가츠는 그리피스와 가끔씩 마찰하고 고초를 겪으면서 가츠 군대가 커져가는 과정을 70권까지 보여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