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종_[모형을 만듭시다] 1. 오일 페이딩.

2014.08.25 발행

모형을 도색하는 과정은 어찌보면 회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가 아닌 평면에 실재감을 부여 하듯이 실제가 아닌 재질에 재질감을 부여하려 한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90년대 후반부터 모형계의 유행이 ‘모형으로써의 모형.’ 이 아닌 ‘실물의 축소 재현으로서의 모형’ 으로 가기 시작하면서 이런 실재의 재현이라는 성향이매우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크리틱-칼에 작업하시는 분들도 꽤 계신걸로 알고 있기에  방법적인 부분에서 다른 분들께 참고가 많이 될듯 하여 일천하지만 제작기를 올려 봅니다. 제작 모형은 1/48 타미야 KV-1입니다. 사진 길이상 게시물을 여러차례 나눠 올려 드리려 합니다.

1. 오일페이딩 
– 오일페이딩은 제가 전차모형을 만드는 작업에서 가장 기초로 들어가는 단계 입니다. 실제 야지에서 오랫동안 있던 전차들은 햋빛에 페인트 색이 바래기 마련입니다. 자연스럽게 색이 바랜 효과와 은은하고 다양한 색의 변화를 주기에는 유화만한 재료가 없기에 유화를 도색 표면에 은은하게 펴주는 과정을 저는 제일 먼저 합니다. 기초 화장이라 할 수 있죠.

우선 색이 칠해진 전차에 위처럼 유화 물감으로 점을 찍어 줍니다. 점의 간격이 서로 가깝지 않게, 그리고 같은색의 점이 수직으로 겹치지 않게 찍어줍니다.

이렇게 점을 찍는 이유는?… 아래에서 공개됩니다.

용제를 적당히 묻힌 붓을 이용해 유화를 자연스레 닦아 나가면서 쓸어 내립니다. 이때 용제는 유화 클리너나, 테라핀, 신너 3가지중 하나를 사용합니다. 저는 주로 유화 클리너를 사용하는데, 테라핀은 건조시간이 늦고, 신너는 서로 다른 성분으로 인해 조금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쓸어 내릴때는 밖밖 닦으려 하지 말고 아주 은은하게 붓의 스트로크를 남긴다고 생각하면서 해주면 좋습니다. 따라서 페이딩시에는 붓을 용제를 흠쩍 적시는게 아니라 적당히 휴지로 닦아 주어야 합니다. 적절한 용제의 농도는 작업을 해보면서 감이 금방 올것입니다.

점을 찍는 이유가 여기서 나옵니다. ‘쓸어 내리며 색이 섞이는’ 효과를 위해서 입니다. 또한 점이 젂당히 섞이면서 색감이 자연스럽게 섞여 나오는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 입니다. 다만 점의 밀도가 너무 높으면 유화가 떡칠되버려 표면이 수습이 안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따라서 점을 적절히 듬성듬성 찍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닦아 내준 뒤의 모습. 기본 색감과의 차이는 미미하지만 색감 자체가 다채로워 졌습니다. 오일 페이딩은 유화라는 물감 특성을 살려 색감을 은은히 주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 유화는 에나멜이나 락카에 비해 점성이 강하기에 표면에 점착이 잘 됩니다. 또한 색감이 부드럽습니다따라서 이렇게 바르고 닦아내주면 물감이 은은하게 남으면서 색감이 은근히 변하는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오일 페이딩은 유화물감의 특성상 유화를 너무 많이 사용하게 되면 색이 흑변하거나, 광택이 심하게 나게 되므로 절제가 필요 한 기법입니다. 오일 페이딩을 세번, 네번 사용하게 되면 흑변될 가능성이 높으며, 많아야 두번 정도만 해 주어야 합니다. 절제가 필요한 기법입니다.

저는 오일 페이딩시에 4가지 색을 사용합니다. 4가지 색의 비중을 높이고 줄이는 것을 따라 나오는 색감이 달라지게 됩니다. 다만 이 색들은 제 취향일 뿐이고, 색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과 경험에서 나오기 마련이니 다양한 색을 비교해 보고 써보면 좋습니다. 다만 원색계열의 너무 튀는 색은 오일 페이딩시에 그다지 좋은 결과를 보긴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색들을 사용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색들을 설명해 봅니다.

1. 화이트 : 흰색이죠. 흰색이 많으면 페인트가 햋빛등에 바래진 느낌이 나게 됩니다. 채도가 높을시에 채도를 낮춰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2. 브라운 계열 : 주로 쓰는 것은 번트 엄버나, 번트 시에나, 반다이크 브라운 입니다. 반다이크 브라운은 그야말로 갈색으로 전차의 무거운 느낌을 주게 됩니다. 번트 시에나는 붉은 기운이 많은 갈색으로 많이 사용하면 녹이 은근히 슬어있는 색감을 줍니다. 번트 엄버는 반다이크 브라운과 번트 시엔나의 중간적인 느낌으로 녹슨 느낌을 아주 약간 가미한 갈색입니다.

3. 블루 계열 : 브라운 계열만 오일 페이딩 할 경우에 붉은 기운이 너무 도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 블루 계열을 같이 사용해서 페이딩 하면 보색 효과에 의해 붉은 기운이 조절 됩니다. 주로 저는 울트라마린 블루나, 프러시안 블루를 사용합니다. 녹색 전차의 경우 프러시안 블루 등의 곤색계열 색을 제한적으로 페이딩 해주면 페인트가 엷어져 철색이 드러나는 느낌을 줍니다.

4. 옐로우 계열 : 주로 흙먼지가 앉은 느낌을 줄 때 쓰이는데, 이 과정은 필터링, 피그먼트를 통한 흙먼지 표현등에서 흙먼지 표현이 더 강조되기에 자주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색이 너무 어색하지 않게 흙이 밴 표현을 주어 색을 가라 앉히는데 좋죠. 주로 쓰는 색은 옐로 오커나, 네이플스 옐로우를 사용합니다.

제가 사용한 물감은 윈저 앤 뉴튼 염가판 윈튼입니다. 한튜브당 3천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에 색감이 부드러운 편이라 상당히 괜찮습니다. 모형에서의 유화는 위처럼 색감을 내는 정도로만 쓰이기 때문에 아주 좋은 물감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중저가형 저렴한 유화 물감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자기에게 맞는 색감을 찾는게 필요할겁니다.

저는 마무리로 네이플스 옐로우를 아주 조금 해서 2차 오일 페이딩을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오일페이딩이 마무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