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균_낯익은 것들 앞에 낯설게 마주선 순간, 이현호의 개인전을 보고

2018년 6월 3일 발행 “미적 우주는 자유의 욕구들과 능력들이 그것의 해방을 위해 근거하고 있는 ‘생활 세계’(lebenswelt)이다. …… (중략) …… 그것들은 물질적, 지적 생산 속에서 단계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창조하려는 집단적 실천 속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 …… (중략) ……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의 재구성에 있어서, 현실은 새로운 목표의 표현물인 형식을 획득하려고 »

엄제현_‘효과의 기술’ 리뷰: 참여라는 타성적 좀비를 인식하기

2018년 5월 14일 발행 안대웅이 큐레이션한 <효과의 기술>과 이 전시의 유일한 출품작인 강신대의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를 관람했다. 종로 세실극장의 무대/객석의 구분을 아랑곳 않고 무대를 클럽의 스테이지로 구동시킨 전시이다. 입구에선 입장료를 지불하자 클럽팔찌를 채워주었고 극장 안으로 들어온 관객들은 일차적으로 스테이지에 올라와 디제잉하는 광경을 찍는다. 디제이가 다루는 믹서 바로 앞에선 고용된 »

엄제현_배드 뉴 데이즈 리뷰: 멈춘 세계와 사유에 관하여

2017년 12월 5일 발행 시민사회는 보편적 허위 속에서 아무런 매개 없이 진실된 것을 세우려 들면서 진실된 것을 거짓된 것으로 전환한다. 경제적으로 결정된 체계 속에서도 순수한 감정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주장되면서 그것은 사회적으로 이해관계의 지배를 위한 알리바이가 되며 존재하지도 않는 휴머니티를 생산한다. (테어도어 아도르노, 미니마 모랄리아, 김유동 옮김. 도서출판 길. 227p) 동시대 예술의 »

조재연_어떤 가능성에 대한 끈질긴 사랑_하므음: 둘, 셋의 공통감각

2018년 4월 30일 발행 1 사랑하는 당신의 선물을 고르다 망설였다. 나는 당신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도통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옷의 대부분이 검은색이고, 그렇지만 꽃을 고를 때는 파스텔톤을 선호하고. 코코아를 좋아하지만 정작 쓰고 달지 않은 코코아를 찾는 당신까지는 내가 알고 있었지만 그 의미와 느낌 앞에서 나는 한참이 »

박경주_[대림동의 아프리카]에 대한 답변

2018년 4월 27일 발행 박경주(모든 이의 민주주의연구소 연구활동가 / ptothek@hanmail.net)   답변의 경위 이형민, 김지애, 조민아기자님 그리고 국민일보 ‘데스크’님께. 기사 잘 읽었습니다. 난민이라는 ‘상태state’에 놓인 이들이 난민신청을 ‘좋은 일자리 티켓’으로 여기는 탓에 ‘남용적 난민신청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현재 한국사회에는 난민신청자들의 ‘불법/미등록취업’이 횡행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쓰셨길래, 저 역시 »

이양헌_Exhibition of Exhibition of Exhibition

2018년 4월 26일 발행 이양헌 / 미술비평 우선, 전시(exhibition)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 무엇이 전시이고 전시가 아닌가. 그것은 여전히 화이트 큐브로 대표되는 제도의 승인이나 주체 담론을 형성하는 이데올로기 장치, 특정한 저자성으로 지지되는 예술품들의 구성체인가. 혹은 미술관 컬렉션을 선형적으로 재배열하면서 발화하는 특수한 방식의 역사쓰기인가. 출판과 스크리닝, 상연, 학술적 세미나, 프로파간다나 사회적 실천 등 »

이양헌_중립의 사진 : 인덱스, 디지털, 메타-미디엄

2018년 3월 28일 발행 이양헌 / 미술비평 카메라가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일종의 창이라면, 우리는 만화경과도 같은 이 투명한 유리 너머로 무엇을 보게 되는가? 그것은 너무나도 자명해서 어떤 오차도 없이 대상에 수렴하는 이미지, 미라 콤플렉스라는 오랜 강박을 넘어 존재를 결빙하고 그 영속을 보증하는 이미지, 무엇보다도 이 기계장치에 비친 잔상은 전혀 이질적인 »

김수지_그녀는 왜 그랬을까?

2018년 3월 13일 발행 예술이냐 외설이냐 논란이 많은 영화 <감각의 제국>을 보다 광적인 성욕을 가진 아베 사다는 ‘왜 그렇게 되었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그녀의 정체성을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1930년대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며 연관지어보았다. 그녀의 강렬한 움직임과 물리적인 접촉은 공허와 결핍으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추측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일본의 패전 후 나타났던 »

홍태림_크리틱-칼에 대한 기록

2018년 2월 27일 발행 크리틱-칼1)에 대한 기록 홍태림(미술비평, 크리틱-칼 발행인) 크리틱-칼(http://www.critic-al.org)은 2013년 2월에 문을 연 이후로 지금까지 다섯 개의 인터뷰에 참여했다. 첫 번째 인터뷰는 2015년 3월에 미술생산자모임2)이 교역소3)에서 열었던 두 번째 공개토론회에서 미술소비자모임4)이 발표한 <시각예술 관련 신생 독립플랫폼 인터뷰>에 실렸다. 이어서 두 번째 인터뷰는 2015년 12월 2일에 문혜진이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

정지우_유성우가 내리는 밤에 시작된 운명│다시 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17년 1월 10일 발행 정지우 (분노사회, 청춘인문학 저자) 별을 삼키며 시작된 자유 황야를 떠도는 한 채의 성이 있다. 온갖 소문을 이끌고 다니는 성이 나타난 지도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다. 성은 이따금씩 안개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러면 마을 처녀들은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성을 구경하러 몰려나갔다. 성의 주인을 본 사람은 아무도 »

이양헌_정오에 낯선/녹색의-기호들

2018년 2월 22일 발행 이양헌 / 미술비평 거의 완벽한 어둠, 공백에 갇힌 코기토(Cogito), 언어를 잃은 장소 그리고 미세한 빛을 발산하는 스크린들. 이곳에서 우리는 점멸하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집합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서로 공명하다가도 결국에 엇갈리는, 충돌하면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감각의 지평선이자 스스로 거대한 풍광을 이루는 하나의 세계다. 불안한 쇼트와 어긋난 조성으로 직조된 »

홍태림_음지화된 미술시장은 과연 자정(自淨) 가능한가?

2018년 2월 5일 발행 홍태림(미술비평, 크리틱-칼 발행인) 천경자의 <미인도> 위작 논란, 이중섭, 박수근 미공개작 2,800여점에 대한 대법원의 위작판결1), 이우환 위작 시비, 오리온 그룹의 회장 담철곤과 부회장 이화경이 오리온 연수원 소유로 있던 마리아 퍼게이(Maria Pergay)의 <Triple Tier Flat-sufaced Table>을 위작으로 바꿔치기해 자택으로 빼돌려 횡령을 시도한 혐의. 모두 위작 문제로 국내를 떠들썩하게 »

REDROSA_언더조직을 둘러싼 반응들에 보내는 아쉬운 에세이

2018년 2월 6일 발행 윤리적 악으로서의 권력투쟁? : 언더조직을 둘러싼 반응들에 보내는 아쉬운 에세이 언더조직-노동당/청년좌파/알바노조에 유비하면서 이를 운동사회 내부의 적폐로 규정하는 주장은 전략적으로 채택할 수는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규정적이지 못한 만큼 좌파 고유의 의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한 애초에 좌파들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문제시한 것은 그녀가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당선되지 »

유지원_2017 한예종 조형예술과 졸전 리뷰: ‘캐치를 하는 세계’를 다녀와서

2018년 1월 14일 발행 30 여 명의 작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개인전을 펼치기로 했던 걸까. 냉랭한 복도를 오가며 여러 문들을 열었다가 닫았다. 문득 졸업 전시가 아니라 서울 어딘가에 가설된 공간에 펼쳐놓은 이벤트로 착각하게 되는 찰나들이 있었다. 착각이라기보다 기시감이라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 각 졸업생-작가에게 할당된 공간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확보할 수 »

홍태림_최민화 개인전 ‘두 개의 무덤 스무 개의 나’에 대한 아쉬움

2017년 12월 16일 발행 * 본 글은 2016년에 웹진 두쪽에 기고했던 글이었으나 두쪽의 운영이 종료되어 크리틱-칼로 옮겨온 것입니다. 최근 최민화 작가의 개인전이 합정지구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전시 소식을 듣고 내 머릿속에서는 왜 지금 합정지구는 최민화를 호출했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 물음표는 합정지구가 어떤 시의성을 염두에 두고 최민화를 호출했을 것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