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 박찬경_앉는 법: 전통 그리고 미술 (2)

2018년 8월 11일 발행 이영욱(미술평론가), 박찬경(작가) 3. 거대한 뿌리 -전통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는 단언은 전통에 대한 통상적인 이해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요청한다. 비숍의 책을 읽는 도중에 시인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방인 비숍은 구한말 조선의 문화와 관습을 낯설고 신기하게 바라본다. 그 시선은 그간 전통을 대해왔던 시인의 시선과는 다른 시선이다. »

이영욱, 박찬경_앉는 법: 전통 그리고 미술 (1)

2018년 8월 2일 발행 이영욱(미술평론가), 박찬경(작가) 1. 들어가며 전통에 대해 이야기하려니 마음이 무겁다. 어디선가 ‘21세기에 무슨 전통이냐?’는 반발이 곧장 터져 나올 듯싶다. 무슨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에 대한 지루한 공방이 펼쳐지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 또한 뒤따를 것 같다. 하긴 그간 전통/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논의는 혼란에 혼란을 배가한 채 말을 안 꺼낸 것만 못한 »

홍태림_김이박 개인전 ‘미모사’ 리뷰: 불안과의 동행

2018년 7월 20일 발행 홍태림(미술비평, 크리틱-칼 발행인) 몇 년 전에 『폐인과 동인녀의 정신분석』을 통해서 히키코모리(引き籠り), 다른 말로 은둔형 외톨이 개념을 널리 알린 사이토 다마키의 『사회적 우울증』을 살펴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 사이토 다마키는 신종 우울증을 주로 다루는데, 근래에 두드러진 이 우울증은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뒤섞이며 발생하는 기존의 우울증에 비하여 »

이여로_ 번역 : 자크 데리다의 세 가지 나이 The Three Ages of Jacques Derrida (interview by Kristine Mckenna)

2018년 7월 14일 발행 사람들이 미치광이 프랑스 지식인이자 아는 사람만 아는 슈퍼스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미국의 대중문화잡지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해체주의라는 단어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대체 무슨 뜻인지 궁금해할 때, 지난 20년 동안 그래왔듯 세계 도처의 대학생들이 해체주의의 뜻을 알아오라는 숙제를 받았을 때, 이 모든 것이 자크 데리다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사반세기 »

엄제현_버닝. 이미지와 서사, 언어의 환유를 통한

2018년 7월 9일 발행 본 글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 대한 비평으로, 영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독자분들께선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비평은 다른 비평들로부터 명쾌한 대답을 듣지 못해 작성한 것이다. 어쩌면 청년 세대를 겨냥한 영화가 실상 다른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청년 »

허호정_전시-경험의 시세: 낙차를 견주기 그리고 ‘Exhibition of Exhibition of Exhibition’

2018년 6월 25일 발행 전시는 경험을 시간적인 것으로 포박한다. 전시는 특정한 공간을 점유하고 무언가를 – 이미지를, 소리를, 몸짓을 – 풀어놓는 (혹은 묶어 놓는) 형식 일체인 한편, 특정 기간의 문제를 가시화한다. 달리 말해, 전시-경험은 보거나 듣고 느끼는 일의 진정성과 무관하게 우선, 물리적 시간의 제약 속에 들어앉아야 하는 일인 것이다. 결국, 일주일, »

전대한_취향입니다, 담론해주시죠.

2018년 4월 3일 발행 전대한(대중음악비평)│jeondaehan@naver.com 몇 번이고 스스로와 주위 동료들에게 물었던 질문을, 지겹지만 또다시 묻는다. 대중음악비평이라는 씬scene은 이제 정말로 폐허인가? 가시적인 지점을 놓고 보자면, 그렇다. 이곳은 폐허이고,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무너진 곳이다. 비평은 아주 조금씩만 생산되며, 그나마 그것을 생산해내는 이들은 비평만으로는 생계를 오롯이 유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비평은 갈수록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

김동균_낯익은 것들 앞에 낯설게 마주선 순간, 이현호의 개인전을 보고

2018년 6월 3일 발행 “미적 우주는 자유의 욕구들과 능력들이 그것의 해방을 위해 근거하고 있는 ‘생활 세계’(lebenswelt)이다. …… (중략) …… 그것들은 물질적, 지적 생산 속에서 단계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창조하려는 집단적 실천 속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 …… (중략) ……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의 재구성에 있어서, 현실은 새로운 목표의 표현물인 형식을 획득하려고 »

엄제현_‘효과의 기술’ 리뷰: 참여라는 타성적 좀비를 인식하기

2018년 5월 14일 발행 안대웅이 큐레이션한 <효과의 기술>과 이 전시의 유일한 출품작인 강신대의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추어라!>를 관람했다. 종로 세실극장의 무대/객석의 구분을 아랑곳 않고 무대를 클럽의 스테이지로 구동시킨 전시이다. 입구에선 입장료를 지불하자 클럽팔찌를 채워주었고 극장 안으로 들어온 관객들은 일차적으로 스테이지에 올라와 디제잉하는 광경을 찍는다. 디제이가 다루는 믹서 바로 앞에선 고용된 »

엄제현_배드 뉴 데이즈 리뷰: 멈춘 세계와 사유에 관하여

2017년 12월 5일 발행 시민사회는 보편적 허위 속에서 아무런 매개 없이 진실된 것을 세우려 들면서 진실된 것을 거짓된 것으로 전환한다. 경제적으로 결정된 체계 속에서도 순수한 감정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주장되면서 그것은 사회적으로 이해관계의 지배를 위한 알리바이가 되며 존재하지도 않는 휴머니티를 생산한다. (테어도어 아도르노, 미니마 모랄리아, 김유동 옮김. 도서출판 길. 227p) 동시대 예술의 »

조재연_어떤 가능성에 대한 끈질긴 사랑_하므음: 둘, 셋의 공통감각

2018년 4월 30일 발행 1 사랑하는 당신의 선물을 고르다 망설였다. 나는 당신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도통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옷의 대부분이 검은색이고, 그렇지만 꽃을 고를 때는 파스텔톤을 선호하고. 코코아를 좋아하지만 정작 쓰고 달지 않은 코코아를 찾는 당신까지는 내가 알고 있었지만 그 의미와 느낌 앞에서 나는 한참이 »

박경주_[대림동의 아프리카]에 대한 답변

2018년 4월 27일 발행 박경주(모든 이의 민주주의연구소 연구활동가 / ptothek@hanmail.net)   답변의 경위 이형민, 김지애, 조민아기자님 그리고 국민일보 ‘데스크’님께. 기사 잘 읽었습니다. 난민이라는 ‘상태state’에 놓인 이들이 난민신청을 ‘좋은 일자리 티켓’으로 여기는 탓에 ‘남용적 난민신청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현재 한국사회에는 난민신청자들의 ‘불법/미등록취업’이 횡행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쓰셨길래, 저 역시 »

이양헌_Exhibition of Exhibition of Exhibition

2018년 4월 26일 발행 이양헌 / 미술비평 우선, 전시(exhibition)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 무엇이 전시이고 전시가 아닌가. 그것은 여전히 화이트 큐브로 대표되는 제도의 승인이나 주체 담론을 형성하는 이데올로기 장치, 특정한 저자성으로 지지되는 예술품들의 구성체인가. 혹은 미술관 컬렉션을 선형적으로 재배열하면서 발화하는 특수한 방식의 역사쓰기인가. 출판과 스크리닝, 상연, 학술적 세미나, 프로파간다나 사회적 실천 등 »

이양헌_중립의 사진 : 인덱스, 디지털, 메타-미디엄

2018년 3월 28일 발행 이양헌 / 미술비평 카메라가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일종의 창이라면, 우리는 만화경과도 같은 이 투명한 유리 너머로 무엇을 보게 되는가? 그것은 너무나도 자명해서 어떤 오차도 없이 대상에 수렴하는 이미지, 미라 콤플렉스라는 오랜 강박을 넘어 존재를 결빙하고 그 영속을 보증하는 이미지, 무엇보다도 이 기계장치에 비친 잔상은 전혀 이질적인 »

김수지_그녀는 왜 그랬을까?

2018년 3월 13일 발행 예술이냐 외설이냐 논란이 많은 영화 <감각의 제국>을 보다 광적인 성욕을 가진 아베 사다는 ‘왜 그렇게 되었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그녀의 정체성을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1930년대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며 연관지어보았다. 그녀의 강렬한 움직임과 물리적인 접촉은 공허와 결핍으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추측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일본의 패전 후 나타났던 »